디지털노마드, 자유의 상징인가 현실 도피인가?
디지털노마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랩탑 하나로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늘 이상과 다르다. 시간과 수입의 불안정, 외로움, 국가 간 세금 이슈, 안정된 거주
지의 부재는 디지털노마드가 맞이하는 또 다른 현실이다.
나는 종종 디지털노마드의 삶에 끌린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반복되는 가사와 육아, 그리고 업무가 겹쳐지는 순간에 그 삶이 더 이상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에겐 아이가 있고, 가족이 있으며, 매일같이 챙겨야 할 삶의 기반이 있다. 노트북 하나로 떠날 자유보다는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아이의 건강을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결국 디지털노마드의 삶은 멋있지만, 지금의 나와는 어딘가 동떨어져 있다. 완전히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 삶이 가진 유연함과 자유로움은 분명 배울 점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현실 도피'로서 바라볼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과 연결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자유의 이면에는 반드시 책임과 계획이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워킹맘, 현실을 살아가는 유연한 전사
디지털워킹맘은 온라인 기반으로 일하면서도 육아와 가정을 병행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아침엔 아이를 챙기고, 낮에는 노트북 앞에 앉아 업무를 하고, 저녁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삶. 겉으로 보면 모든 걸 유연하게 해내는 슈퍼우먼 같지만, 실제로는 매일 전쟁이다. 업무와 육아의 경계는 흐려지고, 퇴근이란 개념은 사라진다.
하지만 디지털워킹맘의 강점은 '지속가능성'에 있다.
고정된 사무실 대신 집이나 카페, 아이 옆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다. 아이가 아플 때도 완전히 일을 멈추지 않고 조절할 수 있고, 직장맘이 겪는 '출근 스트레스'는 비교적 덜하다. 물론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한다는 건 어느 쪽에도 완전히 집중하지 못할 위험을 안고 있지만, 그만큼 나만의 리듬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 삶을 선택했고, 때론 힘들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업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고, 아이의 성장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디지털워킹맘은 단순히 '일도 하고, 육아도 한다'가 아니다. 두 세계를 동시에 꾸려가는 균형감각과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삶이다. 나의 오늘을 돌아보면, 매 순간이 선택이고 도전이며, 동시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자유 vs 안정의 경계에서
디지털노마드와 디지털워킹맘. 둘은 닮은 듯 다르고, 자유와 안정이라는 키워드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과거에는 자유로운 여행과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갈망이 컸다. 지금은 아이와 가족이 삶의 중심이다. 자유를 꿈꾸지만, 그 자유가 가족의 안정과 충돌한다면 기꺼이 안정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꿈을 포기한 건 아니다. 디지털워킹맘으로 살면서도 나만의 자유를 찾아가고 있다. 매일 1~2시간씩 투자해 글을 쓰고, 배움을 이어가고, 수익 구조를 조금씩 바꾸는 과정은 나만의 작은 혁명이다. 때로는 디지털노마드처럼 자유롭고 싶고, 때로는 워킹맘처럼 안정적이고 싶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삶을 목표로 하는 것이 어쩌면 내 진짜 방향일지도 모른다. 삶은 이분법이 아니다.
디지털노마드이든 워킹맘이든, 결국 내가 원하는 건 내 시간과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이다.
지금의 나는 디지털워킹맘에 가깝지만, 언젠가는 더 유연하고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은, 역할에 갇히지 않고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이다.
오늘, 나의 삶도 누군가의 꿈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나는 지금 만족하는가’이다. 디지털노마드든, 디지털워킹맘이든, 또는 그 어디쯤에 있는 중간자적인 삶이든, 모든 삶은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건 타인의 이상을 무조건 부러워하거나, 내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시도와 성찰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노마드의 삶이 부러운 이유는 단지 ‘자유’에 있다기보다는, 그 자유를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누리는 모습 때문이다. 나도 그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디지털워킹맘이라는 지금의 정체성 속에서도 나는 내 시간표를 구성하고, 나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때론 블로그에 글을 쓰고, 공부를 이어가고, 새로운 수익 구조를 실험해보는 시간들이 그 예다. 그것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삶을 조금씩 바꾸는 강력한 움직임이다.
누군가는 “육아도 하고, 일도 한다니 너무 힘들겠다”라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그래도 너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겠네”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아닌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외부의 평가나 이미지보다 ‘내가 느끼는 진짜 감정’이다. 나는 분명 힘들지만, 이 삶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는 충분히 소중하다.
완벽한 타이밍은 오지 않는다. 아이가 더 크면, 돈을 더 벌면, 몸이 더 회복되면… 우리는 늘 그렇게 미래를 조건 삼아 지금을 미뤄둔다. 하지만 그 미래도 결국은 지금의 연속이다. 지금 내가 어떻게 사는지가, 결국 내가 꿈꾸던 그 삶이 된다.
나는 오늘도 아이를 안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업무를 정리하고, 나만의 계획을 세운다. 완벽하진 않지만, 의미 있다. 흔들리며 걷는 이 길이 누군가에겐 꿈일 수 있고, 내겐 자랑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오늘, 이 불완전한 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이 삶이 바로 내가 만든 삶이고, 내가 살아갈 이유이니까.
그리고 혹시라도, 지금의 삶에 갇혀 있다고 느낀다면 자신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길 바란다.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니어도 괜찮고, 누구보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도 좋다. 중요한 건 나만의 속도로 걷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 자신을 지켜내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노마드도, 디지털워킹맘도, 모두 정답이 아닌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내 삶의 답은 결국 내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