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이나 개인사유로 인한 휴직은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삶의 방향을 재정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경력 단절’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따릅니다. 휴직 이후 복직하거나 새로운 커리어를 찾고자 할 때, 그 공백 기간 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휴직 중에도 스스로의 커리어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합니다.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나를 더 깊이 있게 개발하고, 기록하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바꿔보세요.
경력 단절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기록’
많은 사람들이 휴직 기간 동안 커리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기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일할 때는 업무 성과가 자연스럽게 문서화되지만, 휴직 중에는 그런 기록이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육아든 자기계발이든, 기록할 수 있는 활동은 무수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독서노트,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작성한 학습노트, 자격증 공부 과정과 결과, 일상 속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 등은 모두 나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됩니다. 중요한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기록’을 동반하는 것입니다.
이 기록들은 나중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정리할 수 있으며, “휴직 기간 동안 나 자신을 어떻게 관리했는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회사는 단순히 스펙이 아니라, 태도와 지속 가능성을 봅니다. 기록은 그것을 드러내는 매우 실용적인 방식입니다.
나만의 포트폴리오 주제 정하기: 일과 삶의 접점을 찾아라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하면 디자이너, 개발자 등 일부 전문직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모든 직무에서 포트폴리오는 유효합니다. 핵심은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신이 이전에 해온 일과 관심사를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휴직 중 블로그를 운영하며 키워드 분석과 콘텐츠 기획을 직접 수행한 경험”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행정직이라면 “가계부 관리 및 가정 재무 플래너로서의 엑셀 포맷 개발 경험”도 충분히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또한 꼭 업무 관련이 아니어도 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를 콘텐츠화하거나, 생활 정보, 정리수납, 생활 루틴을 콘텐츠로 만들고, 이를 문서나 영상, 블로그로 기록하면 그것 자체가 충분한 전문성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정리된 콘텐츠는 나중에 재취업, 프리랜서 활동, 커뮤니티 활동 등 여러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 주제를 정할 때, 반드시 ‘내가 좋아하거나 흥미로운 것’을 기반으로 삼아야 지속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 구성과 보관 방법: 온라인 기반으로 체계화하자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문서 몇 개를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구조와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종이 파일보다 온라인 기반의 포트폴리오가 선호되며, 공유와 전달이 훨씬 쉽기 때문에 더욱 활용도가 높습니다.
먼저, 어떤 형식으로 구성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또는 노션(Notion)에 항목별로 폴더 정리
블로그 또는 브런치에 카테고리별 게시물 정리
PDF 형태로 구성하여 이메일 첨부 가능하게 제작
포트폴리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면 좋습니다.
- 자기소개 및 휴직 중 활동 개요
- 학습·자격증·프로젝트 활동 기록
- 콘텐츠 예시 (블로그 글, 캡처 이미지, 영상 링크 등)
- 느낀 점 또는 적용 사례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일관성’입니다.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했더라도, 그것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콘텐츠 활용 능력"을 강조하고 싶다면, 블로그 운영, 영상 편집 학습, SNS 콘텐츠 기획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줘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또한 정리한 포트폴리오는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내용을 보완하고, 새로운 활동이 생기면 빠르게 반영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그렇게 하면 어느 순간, “이 사람은 비어 있던 시간이 없었구나”라는 인상을 자연스럽게 줄 수 있습니다.
추가 팁: 포트폴리오를 통해 새 커리어를 여는 방법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경력 단절을 막는 용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작업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커리어 방향을 설계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직 중에 자신이 배운 것을 블로그나 브런치에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글쓰기 능력을 키운다면, 추후 콘텐츠 마케터나 에디터, 작가로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또는 육아 경험을 살려 부모 대상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육아 코칭, 정리 수납 강사, 생활기획 전문가 등으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하는 활동이 당장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그것을 일관된 방향으로 쌓아 나가면 나중에는 분명 하나의 전문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는 그동안의 여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도구이자,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줍니다.
휴직 중 포트폴리오 활동,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해서 거창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작은 작고 단순해야 부담 없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30분씩 시간을 정해, 오늘 한 일이나 배운 내용을 간단히 메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매주 한 번씩 정리해보는 루틴을 만들어보면 어느새 꽤 많은 기록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처음엔 스마트폰 메모장이나 구글 문서, 노션 같은 간단한 도구로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형식보다 지속성입니다.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만들어야지’라는 부담보다는 ‘나의 흔적을 남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면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번 주에 배운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우고 싶은가?”
“이 경험을 어떻게 정리하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생각을 구조화하는 훈련이 되어주고, 결국 나중에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사례’가 되어줍니다.
공백이 아닌, 성장의 시간으로!
휴직은 경력이 끊기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경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같은 휴직이라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은 단순히 나를 포장하는 작업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를 정리하는 매우 본질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그 포트폴리오가 단단할수록, 우리는 더 당당하게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잘하는 것보다, 기록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단 몇 줄의 일지, 한 장의 캡처 이미지, 짧은 피드백 노트라도 쌓이면 분명 의미 있는 결과가 됩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 포트폴리오는 단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도구이며, 때론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 되어줍니다.
누구에게나 쉬운 시작은 없습니다. 그러나 꾸준한 기록은 분명 당신의 시간에 의미를 더해줄 것입니다.
휴직은 잠시 멈춤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잡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포트폴리오라는 이름의 나침반을 들고, 당신의 여정을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나아가 보세요.